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처음 도착한 곳은 남한강변의 어느 곳



초절정 인기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인 이곳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고려시대의 벽돌탑도 있는



좌의정과 대길이가 흥정을 펼치던 이곳



정자에 올라 좌의정을 능가하는 현세 영도자의 삽질의 모습(으로 추정)을 감명깊게 보고나면



고개를 돌려 과거의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보았던 추악함을 잊어본다



좌의정이 섰던 그 자리에 서서 삽질서생의 몸값은 얼마를 부를까 생각해본다.

 

여기는 여주 신륵사.
드라마의 유명세 덕분인지, 잠깐 머무르는 내내 모든 손님들은 이 정자를 둘러보더라.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은 아수라.



모든 사진은 천조국의 명기 iPhone 3Gs로 찍다.



작년 12월에는 2가지의 큰 사고가 있었다.

덕분에 요새 참 가지가지의 약을 먹고 사는데,
오늘은 교통사고후유증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한다.

거진 2주일을 누워있다가 퇴원을 했는데,

방금 한 30분정도 청소와 짐정리를 겸해서 허리를 숙이거나 짐을 들어 옮겼더니
그새 허리에서 신호가 온다.

왠만하면 그냥 앉아있던가 편하게 있으라고.

쩝, 진짜 생각보다 오래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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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렇게 2010년의 첫 글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모든게 낯익으면서 낯설다.

2009년 12월은 기억속에서 지웠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워지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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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정오무렵의 일이다.
잠실 모처의 네거리.
좌회전차선 두개가 있었고, 많은 차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2차선에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좌회전신호가 떨어졌는데
1차선의 차들만 움직이기 시작했고, 내가 서있던 2차선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혹시나 직진하려는 차가 잘못서있나 싶었지만 아직 나는 꽤 뒤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었다.

다음 좌회선 신호가 되어서야 대강의 상황이 파악이 되었다.
2차선 중간쯤에 서있던 제네시스 쿠페 한대가 문제의 원인이었던 것.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언제부터인지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않고 있었던 듯 하다.
그래서 2차선에 있던 차들이 좌회전을 위해 1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해야 했고,
결국 내 차례가 되어 나도 차선변경을 하려다 양보를 절대 싫어하는 차를 만나 간신히 차선변경을 하였다.
하지만, 이미 신호는 파란 불로 바뀌었고, 룸미러로 보니 아까 그 문제의 차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길래
다시 차선변경으로 2차선 제일 앞에 섰다.

아까 양보를 싫어하던 차주는 나한테 화가 난 모양이다.
차에서 내려 나를 보고 뭐라고 뭐라고 한다.
창문을 열고 뭐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리고는 가만히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다가
'쾅~"

소리와 함께 내 몸에 강한 진동이 전해졌다.

서둘러 룸미러를 보니 한 10여미터 뒤에 서있던 그 차가 어느새 내 뒤에 바짝 붙어있었다.
급하게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뒷차주인이 내리기를 기다렸다.
그 차 덕분에 화가 난 운전자가 한둘이 아닌듯 했다.
다들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욕설에 가까운 화를 다들 한마디씩 내뱉고 간다.

어딘가 전화를 하는 듯 하던 가해자는 우려와는 달리
차에서 내려 내게 다가왔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괜찮으세요? 세게 밟은거 같지는 않은데."

그 때까지만 해도 당장 보이는 것은 범퍼가 긁히고 도색이 벗겨진 정도.
일단, 보험처리 할건지 그냥 비용을 줄 것인지 물었다.
살짝 웃더니, 뭘 이정도로 보험까지 처리하느냐는 반응이다.

"3~5만원이면 될 거 같은데요. "

우연찮게도 며칠전 사고부위 반대쪽 범퍼를 도색하느라 10여만원을 썼던 나는
"최소 10만원 이상은 나올 겁니다. 범퍼 교환은 않고 도색만 해도 그 정도 나옵니다."
"제가 가는 업체에 가서 견적을 뽑고 연락드릴게요. 연락처를 주세요"
라고 대답하며 휴대폰을 건내 연락처를 받았다.
의아하게도 상대방은 내 이름이나 연락처 혹은 차량번호를 전혀 받아가지 않는 게 조금 걸려서
가해차량의 번호판을 한장 찍어놓았다.

그리고 가해차량은 네거리 근처의 아파트단지 입구로 들어갔다.

1시간쯤 지나, 업체에 들렀다.
그리고 업체직원과 같이 사고부위를 보다가 뒷범퍼에 가해차량의 번호판이 선명하게 찍혀있는 것을 보았다.
차가 붙어있어서 미처 몰랐는데, 따로 번호판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업체에서 견적을 뽑고, 피해자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내 번호를 받아가지 않았으니 모르는 번호라 안받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여전히 답이 없다.

혹시나 내가 가짜번호를 받았나 하는 생각이 들며, 슬슬 열이 받는다.
열을 받은 탓인가 허리가 조금씩 불편해진다.

한 30분쯤 기다리니 아픈건 아픈거고, 괘씸한 생각이 드는 거다.
나는 이렇게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데, 가해자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

참다못해, 음성메세지와 문자로 15분내에 연락이 없으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남겼다.
역시나, 연락이 없다.

공업사 사무실에 앉아 보험사에 연락을 했더니, 보험사쪽에서는 100%상대방 잘못이므로 경찰에 신고를 하고 상대방을 찾으라고 한다.
택시를 타고 사고지 관할 송파경찰서로 갔다.

경찰서에 사고신고를 하고, 이것저것 적어서 주니 차량조회를 하는데,
그때까지의 생각과는 달리 20대 중반정도의 차주분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떴다. 가르쳐준 번호 그대로였다.

경찰이 연락을 시도한다. 역시나 받지를 않는다.
아마 자고 있거나, 음주운전을 해서 그런게 아닐까라는 말을 하지만
솔직히 피해자 입장에서는 더 화가 날 따름이다. 내가 이렇게 왔다갔다하며 고생하고 있는데 그렇게 잠이 올까.

일단 경찰서에 병원을 다녀오겠다며 나와 정형외과에 교통사고환자접수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고
진통제를 맞았다. 일단 엑스레이상으로 뼈에는 문제가 없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교통사고 후유증의 무서움은 익히 들어온터라 겁이 없지는 않았다.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가해자다.
2시에 최후통첩을 했으니 2시간 30분만이다.
경찰의 예상대로 자고 있었단다.
나는 아까 얘기한대로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에 신고하고 보험처리에 들어갔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는 병원에서 지금 치료중이라고 했더니,

"병원이요? "
하며 피식하는 말투의 답변이 돌아온다.

아까 3~5만원 발언도 그렇지만, 이 가해자 은근히 피해자 속을 긁는 재주가 있다.
"네. 병원에서 검사받고 물리치료중입니다. 일단 경찰신고를 했고 경찰전화도 안받으셨으니,
 저와 얘기하는 것 보다는 경찰에 연락하는게 더 급한 일일것 같네요. "
라고 얘기해주자, 알았다며 전화를 끊는다.

물리치료가 끝났는데, 영 찝찝함이 가시지를 않는다.
다시 택시를 타고 일단 집으로 가고 있는데 다시 가해자에게 전화가 온다.

"경찰에 연락해서 경찰서로 가고 있구요, 보험직원도 거기서 보기로 했어요."
그러면서 내 쪽 보험직원도 불러야 하지 않냐는 투로 얘기를 한다.
"100% 그쪽 분 과실이라 제 보험직원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라고 말을 하며, 일단 경찰서로 가서 처리를 하고, 사고접수번호를 불러달라고 했다.

전화를 끊으려는 찰나 가해자가 또다시 내 참을성을 시험하는 얘기를 웃으면서 해준다.
"좋으시겠어요. 불경기에." 

아......
뭐가 그리고 즐거운건지 나와 전화내내 싱글벙글한 말투.
" 그건 가해자분이 염려해 주실 건 아니구요, 당장 경찰서에 가셔서 조서쓰는 거 부터 걱정하시는게 좋을텐데요 "
라고 답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길을 돌려 공업사로.
오늘중에 될 수도 있다 했지만, 막상 가 보니 아직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기다릴까 그냥 내일 받을까 고민하던 때, 모르는 번호에서 연락이 온다. 보험회사였다.

"SS화재 XXX입니다. 오늘 오후 3시 사고 당하셨죠? "
"아니오. 11시 57분인데요."
"아, 제네시스 쿠페가 가해차량 맞지 않으신가요? "
"맞긴 한데, 3시면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가던 길이었습니다. "

아마도 이 개념없는 가해자가 3시라고 신고한 모양이다.
하지만 다행히 아이폰의 GPS덕분에 사고 당시 찍은 사진에는 찍은 시간과 장소가 정확하게 나와 있었다.

일단 나와 같은 보험사에 들었나보다.
나의 인적사항을 묻고, 이것저것 사고관련얘기를 하다 가해자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왔다.
가해자가 어려서 뭘 모르고 있다, 세상물정을 모른다며 다소간의 동정을 부탁하자,
나는 아까 가해자가 했던 말을 그대로 전해주며, 동정은 동정이고 나는 피해를 받은 만큼의 보상을 받을 것이다라고 전해주었다.

솔직히 내가 이 기회에 한 몫 잡으려 했다면, 범퍼는 통째로 교환했을 것이며, 당장 병원 입원실에 드러누웠겠지.
그래도 상대방을 생각해서, 부분도색과 통원치료쪽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불경기에 좋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배려라는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 버리더라.

그리고 잠시 후 담당경찰의 연락이 와서 상대방이 출두해서 조서를 쓰고 있다는 얘기를 해 주며,
언제까지 어떤 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하였다.



토요일 아침.
일어났는데 몸이 영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차가운 목과 뜨거운 허리라고 할까.
목은 으스스하게 기분나쁘게 땡기고
허리는 콕콕 쑤신다.

곧장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고 돌아왔다.
누워있는데 점점 허리는 더 아파온다.
타이레놀 한 알을 먹고, 그래도 진정이 안되길래
예전에 통풍약으로 받고 남은 소염진통제를 먹었다.

때마침 저녁에는 동생을 보러 원주까지 가야 하는 상황.
평소같으면 아버지와 번갈아 운전을 하며 내려갔겠지만,
그냥 조수석에 앉아 의자를 최대한 편하게 하고 앉아있었다.
그마저도 한시간쯤 앉아있으니 버티기 힘들더라.

그렇게 끙끙 앓다가 하루가 지나갔다.



그리고 일요일.
약 탓인지 아침에 침대에 누워있는데 어제 저녁만큼 힘들지는 않다.
후... 아니었다.
일어나 앉으니까 슬슬 통증이 나를 찾아온다.

다시 약을 먹고, 서울로 올라가는 차를 탔다.
역시나 아프다. 덜컹거리는 진동도 나에게는 의외로(?) 고역이다.

간신히 도착한 서울.

때마침 학교에 무언가 갖고 올 것이 생각나, 잠깐이면 괜찮겠지하며 운전석에 앉았다.
채 10분도 가지 못하고 유턴을 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사고당시의 자세와 똑같아서일까, 도저히 운전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고 나면 더 아프다던 교통사고후유증이 어떤 건지
딱 3일만에 제대로 느끼고 있다.

웃으며 들어넘겼던 CT니 MRI니 입원이니 하는 것들을
지금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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